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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대기에 샀다가 망했어요.....
영끌족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봤습니다. 영끌족이란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사람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과도한 대출을 받아 그 목돈으로 아파트에 투자하였습니다.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금리는 올라가고 아파트 가격은 떨어지고 있으며, 오히려 역전세가 일어나 전세 세입자의 전세 대출금의 이자를 집주인이 갚아주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때 전세 달라고 했어야 했는데....
꼭대기에서 샀는데 집값은 내리고 대출이자는 올랐어요.
최근 1~2년내에 집을 산 사람들이 제일 망한 거죠"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사는 이모(43)씨는 올해 1월 영끌족 대열에 합류했다. 대기업 영업사원 이 씨는 지난해까지 대전에서 살다가 서울지사로 발령받아 서울로 이사했다. 큰 마음으로 산 113㎡(34평) 아파트 계약 당시 시가는 16억 5000만 원이었습니다. 매각 당시 모기지론은 제외됐다.
"보조금을 못 받아 맞벌이 아내와 연차휴가를 활용해 은행을 돌아다니며 대출을 받았다"
이 씨는 집을 담보로 두 은행에 생활안정을 위해 2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금리는 고정되어 있지만 각각 5.3%, 4.8%로 초반부터 이자 부담이 컸다. 3억 원의 신용대출은 은행 4곳에서 받았다. 대출 당시 3~4%대였던 신용대출 금리는 현재 5~6%대까지 올랐다. 금리가 인상되었지만 하락한 것도 있다. 바로 집값이다. 이 씨가 사는 아파트의 최근 시가는 13억 7000만 원으로 샀을 때보다 3억 원가량 저렴하다.
최근 1~2년 사이 가장 안타까운 것은 영끌족
아파트 구입 당시 월 이자는 19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230만 원이다. 매달 50만 원씩 원금을 갚는다. 미국과 한국도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향후 이자 부담도 커질 것이다. 아이들의 학년은 올라갈수록 교육비는 올라가고, 대출금을 갚으려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집값이 안정되면 갚을 수 있는 힘이 생기는데 타이밍을 완전히 잘못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영끌족들 중에 제일 불쌍한 사람이 이 씨 같은 사람이다. 최근 1~2년 사이에 자신의 집을 구입한 사람들, 구입하는 즉시 집값 하락과 금리 상승을 견뎌야 하는 사람들. 2년 전 서울 성북구 도남동에 집을 산 최모(32)씨가 여기에 해당한다.
"모두가 '오늘 사지 않으면 영원히 살 수 없다'라고 말했다. 평생 무주택자로 남을 수도 있다 생각해서, 2020년 8월에 아파트를 무리하게 장만했어요. 8억 원 넘게 샀는데 지금은 7억 원 아래로 떨어졌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네이버 부동산에 시세를 확인하는 게 일이에요"
최 씨는 지난주 통보된 신용대출 금리를 보여주며 말했다.
"집 살 때 마이너스 통장 1억 원도 개설했는데, 이번 달 금리가 5%가 넘었어요. 고정금리로 주택담보 대출을 받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요즘 집값이 떨어지고 커피값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금전적 손실, 정신도 지쳤지만... 대책 없는 영끌족
영끌족이 직면한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집값은 떨어지고 금리는 올라가는 상황을 견뎌낼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아무런 조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2030 세대는 물가상승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연 3%의 금리로 돈을 빌렸다면 평생 그 수준이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가정은 바뀔 수 있습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금리는 5.02~6.61%, 고정금리는 5.35~7.33%, 신용대출금리는 5.02~6.61%다. 5.95%에서 7.55%까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일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취하고, 한은은 이달 24일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한다. 이 때문에 올해 말까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의 상한선이 8%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대문구 홍제동에 사는 청년 방모(37)씨는 "금리와 집값이 안정됐으면 좋겠는데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본인 결정 아니냐', '영혼까지 끌어 투자한 사람들 알아서 해라' 등 스토리를 보면 더 할 말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