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내가 어렸을 적에는 대표 국민음식이었다.
내 마지막 기억의 자장면은 1,500원이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자장면 가격이 1,500원이라면 중국음식점은 분식집보다 더 경쟁적으로 잘 나가는 식당이 되었을 것 같다. 그 당시에도 1,500원인 자장면은 비싼 음식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국민음식이라는 별칭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왜 갑자기 자장면이라는 주제를 꺼내었을까? 그 이유는 나에게는 추억의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본인은 별다른 외식 한번 할 수 없을 정도로 집안 형편이 좋지는 못했다. 생일, 이삿날과 같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면 자장면을 먹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마저도 탕수육을 먹는 날은 굉장히 특별했다. 국민학교(eq.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 이 정도 가격이었던 것 같으니 약 30년 정도 전 가격인 것 같다.
구분 | 1960년대 | 1970년대 | 1980년대 | 1990년대 | 2000~2010년대 | 2020년대 |
가격 | 20~30원 | 60~70원 | 200~500원 | 1,300~2,000원 | 2,500~5,000원 | 5,000~6,000원 |
아직도 저 가격이 생각날 정도이니 본인은 자장면을 정말 좋아한다. 자장면은 대학교에 다닐 때 자주 먹게 되었다. 어딜 가도 항상 맛있게 먹었던 자장면은 지금은 그 가격이 부담 없이 먹기에는 너무 올라버렸다.
2. 차별화의 경제
음식점들도 높아가는 인건비와 밀가루 등 상승곡선을 이루고 있는 원재료 가격을 감당하기 위해 사업장마다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생각나는대로 나열해보면 배달을 안 하고 식당에서만 음식을 제공하는 매장, 메뉴의 고급화를 통해 보기 좋고 맛도 좋지만 높은 가격으로 마진을 높이는 매장, 탕수육 전문 또는 짬뽕 전문 등 메뉴의 단일화를 통한 회전율을 높이는 매장 등 다양한 생존전략을 갖기 시작했다. 중국음식점이라고 하면 배달이 기본이고 자장면, 짬뽕, 탕수육에 군만두는 서비스로 제공해주는 친숙한 동네 음식점이었다. 이러한 친근한 중국음식점이 있는가 하면 압구정, 강남 등 번화가에 가면 동일한 음식인데도 10,000원이 넘는 가격으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음식점도 있다. 중국음식점도 하나의 고급 레스토랑과 같은 품격 있는 음식으로 변모 중임을 보여주고 있다. 밀가루 음식의 대표 주자였던 중국음식점은 이렇듯 차별화를 시도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급격한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 한 가지 궁금한 부분은 전국의 중국음식 물가는 과연 어떻게 결정되는 것인가? 햄버거, 피자, 치킨 등 대다수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경우 본사에서 동일업계 경쟁사와 비교하여 전국적으로 조금씩 올리게 된다. 그렇기에 전국이 동일한 가격대에 형성될 수 있고, 브랜드마다 가격대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국음식점은 프랜차이즈보다는 개인 음식점들이 다수였던 탓에 이런 가격에 대한 정보를 교환할 채널이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중국음식 중 자장면을 물가지표 중 하나로 판단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제 점점 프랜차이즈화 되어가는 중국음식점도 점점 소비자 물가지표에서 제외되어져야 하는 건 아닐까? 다행히도 아직은 프랜차이즈보다는 개인 사업자가 더 많기에 가능할 것 같다.
3. 10년 뒤에는 자장면 평균가격이 10,000원
자장면 가격의 상승률을 시대별 비교해보면 1980년에서 1990년대에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2010년대에 가장 큰 가격 편차를 보유하고 있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의 편차가 커지고 물가는 계속 올라 곧 2020년대에는 10,000원이 평균 가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80년대에 태어난 본인의 부모님은 현재 약 50배의 물가 상승을 지켜보고 계셨던 것이다. 그만큼 경제상황은 좋아졌지만 요즘 점심 한 끼에 부담 안 느끼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며 늘어나지 않는 건 월급이고, 올라만 가는 건 물가였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경기가 좋을 때는 물가가 천천히 올랐다는 것이다. 마음 놓고 외식할 수 있으려면 내가 많이 노력해서 수입을 늘리는 것이 답이다. 물가가 떨어지진 않는다.